몹시도 스산하다. 시골장터에서 고매한 분들 앞이라 요조숙녀처럼 다소곳이 앉았다가 자리를 이동하며 느슨해진 기억들, 책임 진다는 이들이 너무도 많아 정신없이 마셨다. 아직 남아있는 취기탔일까 목울대도 심상치 않고 어머니가 계시다면 품으로 파고들었을 것이다.
간밤 땡볕에 흐르던 무쇠솥에 둘러친 새끼줄같이 전상국 교수님의 해박한 말씀 김유정선생의 작품 설명이 아련한 벌쭘한 오후다.
또다시 익숙한 전화번호를 꾹꾹 누른다. 오후에 선배 축하하는 만남이다.
언제부터인가 곁사람들의 연락책이 되어 손가락이 아플정도로 매끄럽지도 않은 음성으로 인사하기 바쁘다. 물기없이 뽀송뽀송하고 데통스런 난 오늘 기쁨조가 될것이다. 또 얼마나 마셔야할 지
해거름 노을같은 심장을 가진 어머니가 그립다.
해질녘 초가지붕에 얹힌 박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