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나 한 수

밧세바

취한배 2004. 5. 5. 00:08

밧세바

 

                           

길 아닌 길섶
우연히 마주친
수줍다 못해 숨어 핀
달맞이꽃
늙은 짚신 신은 봄이 아장아장 쇠별꽃을 피우면
구름패랭이꽃 미소 부끄럽던 어머니
밀가루보다 흰 얼굴로
무명치마 자락 날리며
들판을 떠돌던 어머니
겨울이 오도록 지워지지 않던
시퍼런 풀물 들어버린
그 손
장대비 속
혼곤한 낮잠 사이로
강물에 던져버린 꿈결에서
주름진 핏줄마다
허기진 세포 묶으시던 어머니
뜬눈으로 지새우면 잊을 수 있을까
죽비 소리처럼
알싸한 새벽 공기로
떠도는


* 렘블란트 네덜란드 1606-69 작품 (밧세바)이스라엘 왕 다윗의 아내이자 솔로몬 왕의 어머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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