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 지붕 처마 끝에
매달린 봄
하늘아래 첫 동네
살을 에이는 산골 물에 설움을 씻고
무명치마 북 찢어 얼굴을 닦으면
그 부드러운 촉감
얼굴이 무명 천을 닦는지
무명천이 얼굴을 닦는지 알 수 없었지
허기진 배를 달래며
이슬 채 마르기 전
꽃을 찾아 열매를 찾아서
바짓가랑이를 적시고
꿀벌이 되어 들판을 헤매이다
볏짚 연기
무서워
오솔길 따라 밭두렁 타고
굽이친 달빛 아래
가시덤불을 누볐지
살아있는 동안 수없이 만지작거리는
그림 같이 지우고 일어서야 할 날들
누군가 일으켜 주기 전에
혼자 일어서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