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나 한 수

시간 도둑

취한배 2004. 5. 7. 00:21

회색포도 구름 깊다
은은하게 자태를 드러내는 꽃창포
허전하다
비, 소낙비 세차게 한나절
온 몸 다
적셨으면 좋겠다
초록 속
가득한 열기
지진처럼 흔들리는 시간
잔인한 눈망울
삐걱거리는 계단을 따라 흐른다
버린 기쁨
버린 나를 다독이며
거꾸로 가는 시간
生이 시간에 밀려간다
시간에 生이 밀려간다
허무한 언어로 도망치는 허망한 육체들
이름도 없는, 가녀린 내 육신의 시간
공기처럼 물방울처럼
무수한 침묵이 입다무는 시간
광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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