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짓도
아무것도
아무일도
아무생각도
없이 우울을 안고 "보르헤스"의 詩를 마시어도 채울 길 없음은 그 누가 알아줄까
오늘처럼 기복이 심한 날이 가끔 있다. 스산한 바람에 빗줄기 밀쳐내는 뜬금없는 햇살이 속살을 뎁혀 따끔따끔하다.
이유라면 주말 함께 딩굴은 죄로 위태로움 무릅쓴 채 여윈 어깨에 매달려 온 낮선 교재들 가까운 이들의 이름을 넣어 정리를 했다.
나직이 파고드는 "후기 현대와 禪" 모더니즘...간혹 아는 이들 찾아 기웃거리다가 얼싸안아 흔들며 깨알같은 메모를 하는 사이 귀에 침범한 산사의 물소리 바람소리 어둠의 소리까지 풋가슴으로 보듬기엔 너무도 부족함에 힘겨움에 절망에 온전히 내어버린 하루였다.
한무리의 우아한 여인들, 글쟁이란 이름을 가진 안스러운 느낌 자연의 평풍에선 도리어 실낱하나도 걸치기 싫은데 그대로 표출한 붉은 파랑 하늘 갖가지의 나풀거리는 치맛자락에서 아침저녁으로 길아입은 차림새들 묘한 슬픔이 배어 나와 참으로 더해만 가는 아픔 곧...나도 저러고 다닐테지 아니야 난 그러지 않을테야
백담사 전경을 눈에 넣다가 냇가에 맨발로 뛰어 들었다. 멀찌기 훔쳐보던 선생님도 아이처럼 부끄런 발을 드러내고 평론을 하는이랑 밤새 취하여 찔레꽃을 구성지게 뿜던 시인들까지 뼛속 파고드는 아린 물속을 헤집고 물장구를 치다 정신없던 발에선 붉은 물이 줄줄 흐르고 몸도 약한데 피 낭비하면 안된다며 한마디 씩 거드는 수고로움을 주었다.
가슴에 매단 이름 이 문제를 일으켯습니다. 따스한 물가에 앉아 발을 달래려는데 "교수님 "(이번 세미나의 대장) 선생님이 서너번 뵈었지만 그 때 마다 남잔줄 알겠어... 아버지가 주었다는 모기소리만한 대답에 빙그레 웃음, 그러시더니 이번엔 작대기 하나 건데며 한문으로 써 봐...덜덜덜 쓰지 못하고 오얏(李) 솥 귀(鉉) 빛날 (燁) 한문으로는 (엽)우리말로(협) 모여드는 이들에 끼어 진땀만 빼고 이름보다 글 한꼭지 보아주는것이 소원인데 뇌까리기만 할 수 밖에 없는 초라함이 밤을 함께한 취기를 누르고 쓰리게 목에 걸리고야 말았다.
어찌 내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탈현대 화쟁사상 가로지르기)
어찌 이해를 난해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