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나 한 수

傷悲

취한배 2004. 6. 15. 10:40

이상한 아침이다. 창살 사이 엿보다가 꿈을 꾼 것일까  묘령의 시간에 나는 서 있다.  황폐한 도시 검은 연기가 거리를 가득 채우고 허름한 차림의 사내가 물웅덩이 숲을 지나 빼곡한 바늘이 촘촘히 늘어선 의자에 앉아 아리랑 담배에 불을 붙인다. 쏜살같이 타타난 햇살이 사내의 푹 패인 눈에 고인 눈물을 말리고 있다. 후드륵후득 자작나무 작은 잎이 떨어진다. 혹은 이방인처럼   제르미날의 자유를 갈망하는 구릿빛 사내처럼 아슴한 눈빛으로 귀를 내리고 있다.

 

머릿짓이 마음짓이 하는짓이 같은 이가 부를 수 있는 곳에 있다면  하얀 꽃줄기로 행복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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