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를 접은 기러기 곁에 돌부리여도 좋았다. 너의 발에 채는 나는 장승을 뒤집어 쓴 한 무더기의 먼지였고 표정 없는 바램에 싸여 너의 번호를 삼켰다, 서툰 몸짓으로 눌러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기쁨이 되었고 앙증스런 고뇌가 되어 뻐끔뻐끔 하품을 주절거린다. 너는 장승처럼 깊은 고요, 이슬 속에 머무는 마음그림자, 밖으로 나간 탕아를 어머니 품으로 받아주는 개똥나무아래 모퉁이 돌아서면 반기는 성황당의 돌무덤이다. 수줍은 개망초 향기 뿜어 발그레한 보조개 피우며 가스등 언저리 서성일 때 지푸라기숲 풀 여치는 몸서리치며 고향의 노래를 불렀다. 불투명한 향기들이 어둠의 변두리를 속살로 스며들 듯 너에게로 가는 낯선 여정 잃어버린 검정고무시느 찾아 맨발로 황톳길 나설 수 있다면
난, 너의 얼어붙은 고요의 들판을 서성이는 솟대가 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