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나 한 수

낙타를 찾아

취한배 2004. 7. 5. 11:26

   빗방울 속에는 낙타풀 냄새와 흐르는 모래에 뒹구는 추억... 빗방울 속에는 사막같이 마른 내 가슴 유리창처럼 금간 내 얼굴이 있습니다. 하늘의 집에서 이곳까지 빗방울은 무슨 꿈을 꿀까, 태풍 민들레의 가슴에는 얼마나 많은 눈물이 있을까, 멀고먼 이곳까지 그녀는 왜 왔을까,

 

   젖은 포도위를 청아한 햇살이 비추이고 젖은 날개를 말려볼까 말려 질까, 지난 간간이 비뿌리던 금요일 보트장 회합에서 은은한 포크송에 흔들리는 촛불아래 詩가 퍼지고 낭창한 바람에 긴 시간 흐른 뒤에도 헤어지기 아쉬워 (아마도 촌사람 때문인 듯) 노천 카페로 다시 자리 잡아 취하여 하얗게 부서지는  소리만 소리만

 

    별이 흐르고 바람은 춤추고 아름다운 선배 취한 음성에 뱉는 연애詩에 흠뻑 취하여 다들 첫사랑을 떠올렸지만 흠흠 사랑도 변변히 못해본 촌사람 외로웠어라 쓸쓸했어라, 그저 한가로운 토답집 툇마루에 아버지의 야구방망이만 아른 했어라, 연애 잘하던 언니 덕에 발묶였던 처량한 네 모습만 수채화 처럼 측은했어라

 

   쉬임없이 홀짝홀짝 거리는 네게 오리배는 어서 올라 타라하고 어서 가자고 했었네, 낚시터에 빠졌던 용기로 뛰어들려 했지만 어어쁜 선배에게 들키고 말았네, 하는 수 없이 서러움 섞인 목으로 떠나가는 배만 읊조렸네

 

    가는 배야 가는 배야 언제 우리 다시 만날까, 강남길로 해남길로 바람에 돗을 맡겨 물결너머로 어둠 속으로 저기 멀리 떠나가는

 

   그토록 눈물겹던 양파 보트장은 속절없어라, 눈물은 어느날 공지천 모퉁이 강물에 떨어졌으니 날개를 달기 위하여 눈물은 어디서 왔을까 하늘에서 왔을까. 왜 이처럼 멀리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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