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나 한 수

비단결

취한배 2004. 3. 22. 01:16

양단 몇 마름

 

시집 올 때 가져온 양단 몇 마름

옷장 속 깊이깊이 모셔두고서

생각나면 꺼내서 만져만보고

펼쳐만 보고 둘러만 보고

석삼년이 다가도록 그러다가

늙어지면 두고 갈 것 생각 못하고

만져보고 펼쳐보고 둘러만 보고

 

시집 올 때 가져온 꽃신 한 켤레

고리짝 깊이깊이 모셔두고서

생각나면 꺼내서 쳐다만보고

닦아도 보고 쓸어도 보고

석삼년이 다가도록 그러다가

늙어지면 두고 갈 것 생각 못하고

만져보고 쳐다보고 닦아도 보고

만져보고 펼쳐보고 둘러만 보고

 

거듭 함께 들으려 음을 날라오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무지무지 촌스런 이 순간 속절없이 그대 그리울 때 흥얼거립니다.

 

'술이나 한 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04.03.24
忍孤  (0) 2004.03.23
참 이상하다  (0) 2004.03.21
속박  (0) 2004.03.19
유년  (0) 2004.03.18